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공개하며 구글과의 ‘하늘 전쟁’을 이어갔다. 하늘 위에 풍선(구글)이나 드론ㆍ위성(페이스북)을 띄워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40억 명을 인터넷 세계로 끌어들이겠다는 목표다.
마크 저커버그는 5일 “내년에 민간 위성 운영업체 유텔셋과 제휴해 정지궤도 위성 ‘아모스-6’를 쏘아올리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가 2013년 출범시킨 인터넷 연결 운동 ‘인터넷닷오르그(internet.org)’의 일환으로, 아모스-6는 땅 밑 통신망이 없는 서아프리카ㆍ동아프리카ㆍ남아프리카 등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에 인터넷을 제공할 전망이다.
이 위성 개발을 포함한 페이스북의 통신망 연구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페이스북 내 기술 연구소인 커넥티비티 랩(connectivity lab)이 있다. 지난해 3월 페이스북 내부 조직으로 출범한 커넥티비티 랩은 나사(NASA) 제트추진연구소, 나사 아메스 연구센터, 국립광학우주관측소 출신의 과학자들이 이끌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9월 구글의 인공위성 사업부문에서 영입된 마이클 세이틀린도 속해 있다. 그는 구글 이전에 위성 기반 통신서비스 제공업체인 ‘라이트스쿼드’에서 일했고, 통신위성 서비스업체 인텔샛 등에서도 일했던 위성 전문가다.
커넥티비티 랩은 크게 3가지 방식으로 글로벌 인터넷 망을 준비하고 있다.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 지역은 무선전파망으로, 인구 밀도가 중간 수준인 지역이나 저개발국가에는 지상 20km 상공에 무인기(드론)을 띄워서, 인구가 아주 적은 오지 지역은 저궤도(지상 400~600km 상공)ㆍ정지궤도(3만5786km 상공)에 위성을 띄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중에서 태양열 드론도 지난 7월 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보잉737 비행기 크기이지만 무게는 소형 자동차 수준으로 가벼운 아퀼라(Aquila)다. 페이스북 엔지니어링 팀은 지난 7월 시험 비행까지 마친 아퀼라 사진을 공개했다. 아퀼라는 저개발국가의 상공을 날며 지상에 레이저를 이용해 통신신호를 쏘는 식으로 인터넷을 제공한다. 태양열로 충전해 움직이기 때문에 3개월 가량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다. 페이스북은 “실험 결과 아퀼라를 통해 초당 10Gb(기가비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늘에 손을 뻗은 것은 구글이 먼저다. 구글어스 위성사진으로 구글 스트리트뷰 등 다양한 서비스로 히트를 친 구글은 열기구 같은 거대 풍선을 하늘에 띄워 오지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프로젝트 룬(Project Loon)’을 2년 이상 진행 중이다. 지상 20km 성층권에 뜬 풍선이 무선 기지국 역할을 하며 LTE 망이 깔리지 않은 지역에 와이파이 대역을 구축하는 원리다.
구글에 따르면 룬 풍선 1개당 인터넷 커버리지는 직경 40km에 달한다. 폴리에스테르 플라스틱 소재의 이 풍선은 가로 15m, 세로 12m 크기로 거대하다. 구글은 룬 풍선 하나가 약 100일 가량 하늘에 떠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원은 바람과 태양이다. 바람을 타고 움직이는 동시에 태양전지 패널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이 배터리로 해가 없는 야간시간을 버티는 것이다.
구글은 2013년 뉴질랜드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시작한 이후 현재 다양한 날씨에 풍선을 노출시키며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남미ㆍ호주ㆍ뉴질랜드 등에서 이통사들과 룬을 활용한 통신 실험 중이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2015.10.06 ⓒ 중앙일보
*구글 프로젝트 룬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