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키워드 입력한 사람 대상
온라인 과제 주고 면접 기회
‘천재들의 직장’으로 알려져 있는 구글의 ‘인재 찾기’ 기법이 점점 은밀하고 대담해지고 있다. 자사의 검색 서비스에 특정 키워드를 입력한 사람에게 문제를 풀게 하고 채용까지 한다. 하루 35억개씩 들어오는 검색어를 바탕으로 이 회사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찾고 있는 것이다. 구글답게 엉뚱하지만 야심차고, 무엇보다 효율적인 채용 방식이다.
구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맥스 로제트(Rosett)씨는 최근 블로그에 자신이 구글에 입사하게 된 과정을 올렸다. 지난 5월 그는 ‘파이튼(Python)’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하다 ‘람다 함수’라는 기능에 대해 알아보려고 구글 검색에서 ‘파이튼 람다 펑션 리스트(python lambda function list)’란 단어를 입력했다.
그런데 검색 결과가 나오는 대신 갑자기 화면이 아래위로 갈라지면서 “당신은 우리의 언어를 할 줄 아는군요. 도전해 보겠습니까?(You’re speaking our language. Up for a challenge?)”라는 메시지가 떴다. 로제트씨가 ‘도전’을 선택하자 뒤이어 ‘google.com/foobar’라는 페이지로 이동해 프로그래밍 과제가 주어졌다. 한 건당 48시간 내에 끝내야 하는 과제를 2주간 총 여섯 번 완성하자 며칠 후 구글에서 “면접을 보러오라”는 연락이 왔다.
로제트씨는 예일대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기 위해 온라인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있었다. 그는 블로그에서 “실리콘밸리에 있는 구글 본사를 방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뭔가에 속고 있는 것이 아닌지 계속 의심을 했다”면서 “다행히 구글의 면접은 진짜였고 소문대로 길고 어려운 과정이었다”라고 썼다.
국내에서도 이런 식으로 구글에 채용된 사례가 있을까. 인터넷을 통해 직원을 채용한 다른 사례가 있는지, 미국 외에서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지 구글에 문의해봤다. 구글코리아 측은 “채용과 관련된 내용은 대외비(對外秘)여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2015.09.11 ⓒ 조선일보 & Chosun.com